세상사는 이야기

새봄에는

부깨 2017. 2. 21. 18:43





새봄에는

 

새봄에는 녹두 빛 하늘을 이고


시린 잎샘일랑 주섬주섬 걷어올리고


부드러운 아지랑이만 몸에 걸친 채


한적한 산골을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 볼 것이다

 

그곳에는 지쳐버린 시간의 각질을 뚫고


새파란 기억의 우듬지가 이슬을 머금고


삐죽삐죽 솟아오르는 여린 풀밭이 있다


새봄에 부활하는 나의 가슴이 있다
 

 

(정성윤·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