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와 고1
한마음요전 생활편 제2장 경계와 고
1.경계
1. 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많은 경계에 부딪히게 된다.
그 경계는 밖으로부터 오는 것도 있고 안으로부터 일어나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경계가 어디서 일어났든간에 결국에는
그 경계가 바로 자기자신인 것이다.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이 오는 것처럼 보이는 경계들도
우선은 내가 거기에 있음으로서 겪게 되는데
내가 겪게되는 경계란 결국 내가 수억겁전으로부터 지어 온 결과로서
나의 다른모습이라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어제의 업이 경계가 되고 오늘의 경계가 업이 되어
내일의 경계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경계속에서 그것을 싫어하거나 좋아하고 ,
미워하거나 사랑하고 한다면 그 경계는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무게를 보태어 미래라는 창고에 저장되었다가 나를 향해 안팎으로
다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2. 경계를 둘로 보지말라. 나와 상대, 주와 객으로 나눠 보지말라.
어떤 아름다운 모습에도 현혹되지 말고 어떤 위대한 것에도 굴하지 말라,
내가 있기에 세계가 있는 것이다.
내가 있기에 모든 경계가 있는 것이다.
모든 경계는 필경 나와 다르지 않은 것이니 우주 일체가 한마음인 때문이다.
결코 동요되지 말라. 부처든 마왕이든 신중이든 모든 것은 나의 다른 모습일뿐이다.
3.알고 보면 경계가 경계로 되는 것은 바로 거짓 자기 때문이니, '나', '나의 것' 이라는 관념이 없다면 그 어떤 경계도 맑은 거울에 비친 풍경과 같을 것이다.
오직 비춰 보일 뿐 애증이나 호오의 판단이 따르지 않으면 미혹과 번뇌도 붙을 자리가 없는 것이다.
4.다가온 경계에 쩔쩔매지 말라.
다가온 경계를 붙들고 끙끙거리지 말라.
그것이 비록 세상사람들의 모습이긴 하지만
그렇게 하여 두번 괴로워 할 것인가,
경계가 닥치니 괴롭고 그 경계에 얽매이니 또 괴로운지라
무엇때문에 괴로움을 자초하려는가.
5.역경계에 부딪혔을 때 '내게는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닥치는가'
하고 의기소침할 일이 아니다.
그런 때일수록 '이제야 성숙할 기회를 맞았구나' 하고 생각해야 한다.
이 두가지 중에서 어느 편을 선택하느냐는 문제가
곧 자기의 미래를 좌우한다.
결정권은 바로 지금 자신에게 주어져 있다.
6.역경을 싫어하고 순경을 반가워하는 것은
바로 간택하는 마음이니 중생심이다.
주인공으로서의 마음은 툭 틔어 밝은 허공과 같아서
어떤 경계에도 집착하는 바가 없다.
<고로 순경에 집착을 두어 주인공과 만나고자 하는 생각은
도리어 중생심을 북돋울 뿐이니 공한 도리를 알지 못함이라.
도에는 군더더기 하나 붙을 자리가 없다.
도는 활발하고 드높고 시원시원하다고 말 할 수 있다.>
7.나쁜 환경이란 사실은 나를 가르치려는 주인공의 다른 모습인 것이다.
그러므로 환경에 치어서 본래의 마음을 잃어 버리는 것이
변명이 될 수도 없고 당연시 되어서도 안된다.
그것은 알고 보면 주인공의 배려이니 그렇게 해서라도
나를 가르치려는 그 사랑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 아니 지나치다 그렇지 않다 할 것도 없지만
역경계가 닥쳤을 때 공부하는 바가 더 크다.
고로 역경계가 닥치거든 공부하는 기회로 알고 넘기도록 해야 한다.
넘기 힘든 고개가 넘고 나면 더 보람된 법이다.
8.모난돌을 쓰는데 정을 쓰듯이 경계란 것은 나로 하여금
둘 아닌 도리를 알게 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나를 둥글게 다스리기 위해서
이심전심으로 상태를 통해 나를 치는 것이다.
그러니 어떤 경계가 닥쳐온들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참으로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할 일이니 남을 증오하는 것도
배신할 것도 없다.
오직 주인공에 감사하는 환희의 웃음 띤 얼굴만이
공부하는 이의 모습일 것이다.
9.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순경계가 오면 좋아하고 깨달은 사람은
역경계가 닥치더라도 껄껄 웃어 버린다.
깨닫지 못한 사람은 역경경계가 닥치면 슬퍼하고 안절부절하지만
깨달은 사람은 순경계가 와도 묵연히 흘려 보낸다.
닫쳐오는 경계는 같건만 그것에 응대함은 어찌 이리도 서로 다르겠는가.
실로 수행자의 도덕은 경계에 닥쳐서야 분명하게 드러난다.
10. 경계를 묵연히 수용한다 함은 참는 마음이 아니다.
그것은 경계조차도 본성이 공하다는 것을 알고 ,
또 그 경계는 자신이 유발한 것임을 알고 ,
나아가 그 경계란 곧 나를 단련시키는 길잡이로서
나는 그것을 통해 진화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지
억울하지만 꾹 참고 나아간다는 뜻은 아니다.
경계를 마음으로 거부하지 않는 것이
수행자의 묵연한 자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