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부깨 2017. 12. 22. 05:50

 사진: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한숨만 내쉬며 어쩌지 싶던 시간이었다


그 시절 문자를 하나 받았다.

 

"요즘 기분 어때?"

 

문자를 받고 당황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가만 생각해보면 누군가

내 기분을 궁금해하고 물어봐준 적이 없었다.

 

"무슨 일 해?", "얼마나 버는데?" 라는 질문은 있었지만

그 질문들에 정작 나는 없었다.

 

처음엔 누군가 내 기분에 관해 물어준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놀랐고,


물어봐준 이에게 대답을 해야 하는데

내 기분을 내가 몰라서 놀랐다.

 

누군가의 기분을 물어본다는 것,


사실 별것 아닌데도 물어볼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진 않았나?

 

상대가 '무엇'을 하면서 사는지,

못사는지는 궁금하지만


그 상대가 어떤 기분인지는 정작 궁금해하지 않는다.

 

질문을 받은 나도 하루에 몇 번이고

오르내리는 감정 상태에 요즘 내 기분이 어떤지,


내가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인지를 쉽게 말할 수 없었다.

 

나는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요 며칠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돌이켜 보고 대답했다.


"롤러코스터 같아."

 

하루에도 몇 번이고 상황에 따라

바뀌는기분에 지쳐 있지만

지금은 괜찮다는 말과 함께

 

그리고 고맙다고,

지금 이 질문 하나로 정말 괜찮아졌다고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 김경희 / 찌질한 이간 김경희 -

 

출처:책 읽어주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