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전설 속에 나오는 동물의 이름 교활(狡猾) 낭패(狼狽)

부깨 2018. 5. 20. 18:29

 


교활(狡猾)

 

교활은 상상의 동물 이름이다.


이 교활이란 놈은 어찌나 사악한지 여우를 능가할 정도인데, 중국의 기성인 <산해경>에 등장하는 동물이다.


()라는 놈은 모양은 개인데 온몸에 표범의 무늬가 있으며, 머리에는 소뿔을 달고 있다 한다.


이놈이 나타나면 그 해는 대풍이 든다하는데, 이 녀석이 워낙 간사하여,

나올 듯 말 듯, 애만 태우다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이 교()의 친구로 활()이라는 놈이 있는데 이놈은 교보다 더 간악하다.


이 놈의 생김새는 사람 같은데 온몸에 돼지털이 숭숭 나 있으며 동굴 속에 살면서 겨울잠을 잔다.


도끼로 나무를 찍는 듯한 소리를 내는데 이놈이 나타나면 온 천하가 대란에 빠진다고 한다.

 

이처럼 교와 활은 간악하기로 유명한 동물인데, 길을 가다가 호랑이라도 만나면 몸을 똘똘 뭉쳐 조그만 공처럼 변신하여 제 발로 호랑이 입속으로 뛰어들어 내장을 마구 파먹는다.


호랑이가 아픔을 참지 못해 뒹굴다가 죽으면 그제서야 유유히 걸어나와 교활한 미소를 짓는다.


여기에서 바로 교활한 미소라는 관용구가 나왔다.

 

 

낭패(狼狽)

 

낭패도 교활처럼 전설 속에 나오는 동물의 이름이다.


()은 뒷다리 두 개가 아주 없거나 아주 짧은 동물이고, ()는 앞다리 두 개가 아예 없거나 짧다.


그 때문에 이 둘은 항상 같이 다녀야 제 구실을 할 수 있었다.

 

꾀가 부족한 대신 용맹한 낭과, 꾀가 있는 대신 겁쟁이인 패가, 호흡이 잘 맞을 때는 괜찮다가도, 서로 다투기라도 하는 날에는 이만저만 문제가 큰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낭과 패가 서로 떨어져 아무 일도 못하게 되는 경우를 낭패라 한다.


/박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