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더없이 평화로운 무엇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의 본래 마음입니다. 본래의 자기인 것입니다.

부깨 2018. 5. 26. 11:44

 


침묵을 하든, 염불을 하든, 참선을 하든 그것을 간절히 행하면 그 안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스럽고 영원한 것이 깃듭니다.


더없이 평화로운 무엇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의 본래 마음입니다. 본래의 자기인 것입니다.


그 누구라도, 설령 부처라 해도 우리에게 깨달음을 줄 수는 없습니다. 부처의 제자가 인류 역사상 수만 명, 수억 명이지만 아무도 깨달음을 줄 수는 없습니다.


깨달음은 우리 안에, 우리 마음속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과일에 씨앗이 박혀 있듯이, 우리 마음속에 깨달음의 빛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 자신이 그것을 찾지 않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수행을 한다는 것은 깨달음의 씨앗을 키우는 일, 움트게 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많은 인내를 갖고, 긴 시간 동안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언젠가는 씨앗이 싹을 틔우게 됩니다.


커다란 침묵과 하나가 될 때 내가 사라집니다. 내가 어디 있습니까. ’라는 것은 따져 보면 아무 실체가 없습니다.


반야심경에도 오온개공(五蘊皆空)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나는 없습니다. 가공적인 것입니다. 몸이 있고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 작용이 있는 듯하지만 그 실체는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것에 불과합니다.

수레를 비유로 들면, 수레를 낱낱이 분해해 보면 거기 수레의 실체는 사라집니다. 바퀴가 있고, 굴대가 있고, 무엇 무엇이 있지만 해체해 보면 실체가 없습니다. ’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없는 텅 비고 무한한 공간 속에 강물처럼 끝없이 흐르는 어떤 기운이 있습니다.



- 법정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