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깨 2018. 10. 2. 04:11


부부


긴 상이 있다 


한 아름에 잡히지 않아 같이 들어야 한다


좁은 문이 나타나면

한 사람은 등을 앞으로 하고 걸어야 한다


뒤로 걷는 사람은 앞으로 걷는 사람을 읽으며

걸음을 옮겨야 한다


잠시 허리를 펴거나 굽힐 때

서로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다 온 것 같다고

먼저 탕하고 상을 내려놓아서도 안 된다


걸음의 속도도 맞추어야 한다

한 발

또 한 발

 

-함민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