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날아와 둥지를 튼다.

부깨 2019. 12. 10. 06:13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그때 나는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텃밭에 이슬이 오고 가는

애호박을 보았을 때


친구한테 먼저 따서

보내주고 싶은 생각이 들고

 

들길이나 산길을 거닐다가

청초하게 피어있는 들꽃과 마주쳤을 때


그 아름다움의 설렘을 친구에게

먼저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메아리가 오고 가는 친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혼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어 좋은 벗이다.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장점을 세워주고

쓴소리로 나를 키워주는 친구는

큰 재산이라 할 수 있다.

 

인생에서 좋은 친구가 

가장 큰 보배다.

 

물이 맑으면 달이 와서 쉬고

나무를 심으면 새가 날아와

둥지를 튼다.

스스로 하늘 냄새를 지닌 사람은

그런 친구를 만날 것이다.

 

그대가 마음에 살고 있어

날마다 봄날입니다.

 

 - 법정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