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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들이 걷던 삶의 흔적을 따라 한 걸음씩 너의 길을 걷되 너 자신 승리와 패배를 나누지 말아야 할 것이다.하찮은 것이라도 외면하지 말라.
부깨
2020. 8. 28. 04:19
유명해진다 함은 추한 것이다
유명해진다 함은 추한 것이다.
내세울 만한 것도 아니다.
기록을 남기거나
쓴 글에 연연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창작의 목적은 자아의 표출이지
허세나 출세가 아닌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수치일 뿐이다.
그러나 헛된 명망 없이 살아야 하며,
미래의 부름에 귀 기울이고
우주 공간의 사랑과 하나가 되기 위해
끝내, 그렇게 살아야 한다.
종잇장이 아닌 운명 속에
여백을 남겨야 한다.
삶이라는 하나의 절과 장이
책의 여백으로 구분되듯이.
이름 없음에 젖어 들고
그 속에 발자국 또한 숨겨야 한다.
안개 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대지가 그 속에 은신하듯이.
타인들이 걷던 삶의 흔적을 따라
한 걸음씩 너의 길을 걷되
너 자신 승리와 패배를
나누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찮은 것이라도 외면하지 말라.
그러나 생명력 넘치는 삶은
끝내 그렇게 살아야 하느니.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