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깨
2021. 12. 25. 09:09
성탄절 풍경
거리엔
네온이 휘황하고
상점가마다
캐롤 음악이
트리장식을 휘감고
오고 가는
수많은 인파들
두 손엔 저마다 별이 그려진
반짝이는 포장지에 싸인
선물꾸러미를 들고
연인들의
따뜻한 포옹으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집 시루에서
팔짱을 끼고 걷는
그 환한 웃음처럼
크리스마스는
그렇게
흰 눈 사이로
오나 보다.
연탄 한 장
새끼줄로 꿰어 들고
한 손에
입쌀 한 됫박 팔아
종이봉투에 담아 든
징글벨 징글벨 소리가
왜 그리 정겨운지
아기 예수는
그렇게
산비탈 판잣집에
오시나 보다.
버스 종점 주변
카보나이트로 불 밝힌
포장마차에서
따뜻한 오뎅국물과
닭똥집 한 접시에 소주 한 병으로
술잔을 나누던
젊은 사랑으로
산타크로스는
그렇게
종을 울리며
오는가 보다.
- 오봉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