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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먼지를 뒤집어써야 하는 한 평 공터가 자식 셋 탈없이 키워낸 실한 모포였음을
부깨
2023. 6. 13. 11:57
그 여자 / 김명인
그 여자 시장통 한 모퉁이에서 채소를 판다
아무려면 철따라 바뀌는 풀들 자라는 땅 이름
훤히 꿰고나 있는 듯,
그녀가 호명하는 무며 배추, 쑥갓 미나리 상추
함지에 담긴 시금치는 더 먼 곳에서 온 것이란다
종일 먼지를 뒤집어써야 하는 한 평 공터가
자식 셋 탈없이 키워낸 실한 모포였음을
그 여자 갈수록 대견해한다
그녀의 채소들은 시멘트 바닥에도 뿌리내린다
날마다 그만큼씩 잘라내어도
이튿날이면 어김없이 어제만큼 쑥쑥 자라 있다
다 아는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