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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가까워지자 노란 천막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이곳은 ‘짝퉁 시장’으로 불리는 새빛 시장이다.이곳에서는 백만 원이 넘는 샤넬 지갑이 단돈 3만 5000원에 판매된다.

부깨 2024. 8. 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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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컷] 100만원 샤넬 지갑, 3만원에 파는 곳...취재하자 “까발리지 마라”

입력2024.08.20. 오전 7:01 
 
수정2024.08.20. 오후 9:15
 기사원문
 

 

지난 16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새빛 시장에서 상인이 짝퉁(위조 상품)을 판매하는 모습. 명품과 거의 똑같은 짝퉁이 매대에 올려져 있었다. /박성원 기자
 

 

밤이 되면 동대문 인근 도로에는 승합차들이 도열한다.

 

차에서 내린 상인들이 물건을 꺼내고

잠시 후 노란 천막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노란 천막에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곳은 ‘짝퉁 시장’으로 불리는 새빛 시장이다.



이곳에서는 백만 원이 넘는 샤넬 지갑이 단돈 3만 5000원에 판매된다.

 

상인들과 흥정하며 가격을 더 깎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이곳에 있는 제품들은 루이비통, 샤넬, 디올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카피한 위조 상품이다.

 

가방, 지갑, 신발, 옷, 액세서리 등 다양한 ‘짝퉁’ 제품들이 거래되고 있었다.

특허청· 서울시· 서울 중구청· 서울 중부 경찰서로 구성된

‘새빛 시장 위조상품 수사협의체’는

올해 3차례 새빛 시장을 불시에 점검했다.

 

그 결과 총 1173점의 짝퉁을 압수했고

판매자들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지만,

단속이 뜸해지자 ‘짝퉁시장’은 여전히 불을 밝히고 있었다.

서울 중구 새빛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조 상품들. /박성원 기자

지난 9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도로에 마련된 새빛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위조 상품들. /박성원 기자

 

이날 새빛 시장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과 외국인이었다.

 

지갑을 구매하기 위해 흥정하고 있는 남성 무리에게

‘위조품인 걸 알면서 왜 사냐’고 물었더니,

 

이들은 “명품은 비싸니 못 사고,

짝퉁을 사서 명품 산 듯 행세하면 그만”이라며

“남들은 진짜인지 짝퉁인지 구분 못한다”고 말했다.

 

이들 중 한 남성은 결국 가격 흥정에 성공해

명품 지갑을 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을 본 한 상인은

기자에게 “사진 찍지 말라”고 카메라를 막으며

“먹고살기 힘든데 굳이 까발려야겠냐”고 하소연했다.

 

취재하고 있다는 소식은 상인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졌고,

순식간에 물건들을 챙겨 어디론가 사라져

텅 빈 매대가 다수 목격됐다.

 

이들은 짝퉁 판매가 불법임을 알면서도

단속을 피해 가며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9일 밤 취재가 시작되자

상인들이 매대에 널려 있던 물품을 싹 정리한 모습. /박성원 기자

 


새빛 시장은 서울 중구청이 지난 2016년 동대문 야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표법 준수를 조건으로 장사를 허가해 줘 생긴 야간 노점이다.

 

하지만 지금은 곳곳에서 위조상품 판매 행위가 다수 적발되는 등

불법 영업이 기생하는 ‘짝퉁시장’이 됐다.

특허청 박주연 상표특별사법경찰과장은

 

“수사력을 집중해 강력한 단속을 이어나가겠다”며

“위조상품 판매가 근절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단속 외에도

소비자 스스로 위조상품 구매를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도로에 마련된 새빛 시장이 붐비고 있다.

새빛 시장은 '노란 천막 시장' 혹은 '짝퉁 시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박성원 기자

지난 9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도로에 마련된 새빛 시장에서

시민들이 명품을 카피한 짝퉁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박성원 기자

지난 16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새빛 시장에

상인들의 차량이 도열한 모습. /박성원 기자

16일 밤 서울 동대문 인근 새빛 시장에

노란 천막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는 명품을 카피한 위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박성원 기자 godd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