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운동 효과 높이고, 재활에도 활용 웨어러블 로봇 제조사들은 노년층·장애인이 걷기 쉽도록 하는 기능뿐 아니라 하체 근육 강화 등 건강 관리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부깨
2024. 11. 23. 08:30
입력 2024.11.23. 00:50업데이트 2024.11.23. 07:12

올해 칠순인 최모씨는 최근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주말에 북한산·청계산 등 순서를 정해 서울의 산을 오르는 것이다.
등산 필수품은 지난 어버이날 자녀들이 선물해준
웨어러블(몸에 착용하는) 로봇.
허리춤에 주머니를 차듯 로봇에 달린 밴드를 둘러 고정하고,
게 다리처럼 연결된 관절 부분을 양쪽 허벅지에 차면 준비 끝이다.
덱(deck) 계단이나 오르막에선 로봇이 다리 힘을 보조해
힘들이지 않고 30분 이상 가뿐히 오를 수 있다.
내려올 땐 다리를 묵직하게 잡아줘 무릎 충격을 방지해 준다.
최씨는 “관절염 때문에 10여 년 만에 산에 왔는데,
신세계가 따로 없다”고 했다.
최씨가 착용한 것은 국내 스타트업이 지난 4월 출시한 보행 보조 로봇이다.
걸음걸이가 불편한 노년층뿐 아니라
산악 구조대나 환경미화원 등 체력 소모가 큰 직업군에 요긴하다.
300만원 넘는 고가에도 출시 후 500대 이상 판매됐다.
‘입는 로봇’인 웨어러블 로봇이 산업 현장을 넘어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허리와 허벅지에 차면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최근에는 다리에 적절한 힘을 가해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그동안엔 국내 스타트업들이 ‘아이디어 상품’으로 출시해 왔다.
최근엔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기업·기관을 상대로
한 웨어러블 로봇을 내놓으며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상으로 들어온 웨어러블 로봇
웨어러블 로봇은 기본적으로 내딛는 걸음 동작을 인식해
모터를 돌려 움직이는 게 기본 원리다.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방향 그대로 모터가 작동하면
적은 힘을 들여 걸을 수 있고, 모터가 반대로 작동하면
마치 모래주머니를 차고 걷는 것처럼 저항을 느끼는 것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로봇을 차고 걸으면 20㎏ 배낭이 8㎏ 정도로 느껴지고,
저항을 주면 다리 근력이 20~30%까지 강화된다”고 했다.
수년 전부터 웨어러블 로봇이 나왔지만,
그동안 무게와 불편한 착용감 때문에 상용하는 이들이 적었다
전시회에서 시연되는 정도에만 그쳤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이 4~5년 전 내놓은 로봇들은
무게가 3㎏ 안팎으로 무거웠고,
의자에 앉거나 다리를 벌릴 때 움직임이 불편한 단점이 있었다.
최근 들어 사람의 관절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를 축적해
웨어러블 로봇 관절의 움직임이 훨씬 자유로워졌다.
무게를 2.5㎏ 안팎으로 줄였고,
배터리 용량은 한 번에 5시간 이상 사용 가능하도록 늘었다.
서울의 어지간한 산은 한 번 충전으로 등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여기에 웨어러블 로봇과 스마트폰을 연동하는 앱이 속속 출시됐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보행 데이터를 입력하면,
걸음걸이 등에 따라 파워 걷기, 인터벌 걷기, 속도 집중 걷기 등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안받을 수 있다.

◇운동 효과 높이고, 재활에도 활용
웨어러블 로봇 제조사들은
노년층·장애인이 걷기 쉽도록 하는 기능뿐 아니라
하체 근육 강화 등 건강 관리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레이포지티브는
내달 중 웨어러블 로봇을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앱 ‘밸런스’를 출시한다.
이용자가 직접 입력한 신체 수치와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운동 방식을 알려준다.
강원대학교병원 암 치유센터 등이 이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최두아 대표는 “당뇨 환자의 경우 혈당 관리를 위해
하체 근육 강화가 필수지만 당뇨족이 있으면
오래 걸을수록 상처가 날 확률이 높아 치명적”이라며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활용해 5분만 걸어도
수십 분을 걸은 운동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