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담담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부깨 2017. 2. 20. 12:00


 

 

사실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른이 되는 것은 과연 어떤 건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어쩌다 보니

'어른' 이라 불리는 나이가 되어버렸고,


몸은 조금씩 노화의 징후를 보이는데,


마음은 여전히 말랑해서

작은 스침에도 쉽게 상처가 난다.


이적의 노래처럼 아직은 내 앞에 놓여 있는


삶의 짐이 버겁고 두려울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스무 살의 나와 지금의 나,


분명 지금의 나는 스무 살의 나보다

나 자신을 덜 아프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내가 갖지 못한,

잘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담담히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조금씩,

나 자신과 세상과 화해하며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마흠이 되어도 쉰이 되어도

여전히 성장통은 있을 테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덜 쓰라리기를 기대하며.

 

 

- 이영희 / '어쩌다 어른' 중에서 -

 

 

출처:책 읽어주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