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길이었다 / 이선형
내가 만난 사람들이 길이었다
길을 통해 많은 인연과
지혜와 깨달음을 얻었다
길이 되어 준 사람은
그들이 걸어온 길을 다듬어
아름다운 이상적 나눔으로
무한한 사랑으로 길을 만든다
사람들은
몇몇 길 위에선 나그네로
이정표를 찾지만
해거름마다 그늘을 지우고
스스로 길을 만들며 걷는다.
더 밝은 새벽 길을 위해
사람이 사는 길은 물이 흘러가는 길
마음을 씻고 비우며
느리고 빠른 보폭으로 균형을 이루며 바다로 간다
멈추지 않은 혼신으로
나는 바닷길에서 기도하고 기도하리라
먼먼 훗날 어느 바다에서 나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어깨를 마주 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