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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고 해서 주저앉아 절망할 것도 잘된다고 해서 안하무인일 것도 아니다.기울면서 차오르고,차면 다시 기우는 저 달이 우리네 인생과 참 닮았구나 싶다.

부깨 2024. 1. 27. 10:10

 

 

 

 

 

얼마전 바라보던 달은

아래로 기울어진 눈썹달이었는데

 

어느새

하얀살이 동그라미 속으로 꽉 찼는지

 

기울면 다시 차 오르는 저 달이

우리네 인생과 참 닮았구나 싶다.

 

 

어느날은 구부러진 모습을 반듯하게 펴고

또 어느날은 반듯한 모습을 구부리기도 하면서

 

어느날은 나 홀로 집에 숨고

또 어느날은 동굴 밖으로 나와

이웃집 담벼락에 스르르 어깨를 기대기도 하면서

 

어느날은 휘적휘적 느긋하게 삶을 어루만지고

또 어느날은 헛된 바람으로

 

언덕아래 검은 바다 물결 위에

눕기도 하는 저 달이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과 참 닮았구나 싶다.

 

 

삶에서 잃고 얻은 것,

난 것과 든 것, 놓친 것과 이룬 것,

저울질 해보면 그리 다름이 없는 무게이다.

 

안 된다고 해서 주저앉아 절망할 것도

잘된다고 해서 안하무인일 것도 아니다.

 

 

기울면서 차오르고,

차면 다시 기우는 저 달이

우리네 인생과 참 닮았구나 싶다.

 

 

글 /  인애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