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

부깨 2017. 9. 8. 18:44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


그것은 우주의 맥박이고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이고


우리가 살만큼 살다가

갈 곳이 어디인가를


소리 없는 소리로 깨우쳐줄 것이다.

 

이끼 낀 기와지붕 위로 열린

푸른 하늘도 한번쯤 쳐다봐라.


산마루에 걸린 구름,

숲 속에 서린 안개에 눈을 줘보라.


그리고 시냇가에 가서 맑게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가보라.

 

차고 부드러운 그 흐름을 통해


더덕더덕 끼여 있는

먼지와 번뇌와 망상도 함께

 

말끔히 씻겨 질 것이다.

 

- 법정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