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사랑해서 외로웠다. / 이정하

부깨 2018. 2. 10. 07:57

사랑해서 외로웠다. /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