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파르르르 떨리는 그것

부깨 2018. 6. 12. 05:15




꼬리 / 고성만

 

 

누구는
척추가 길어진 거라 했고 

누구는 창자가 빠져나온 거라 했는데 


면접시험 칠 때
애인과 마주 앉을 때
존경하는 시인을 만날 때는 


 밟히지 않도록 조심했고 


돈 많은 사람
낯 두꺼운 사람
여유 넘치는 사람 앞에서는 


슬쩍 꺼내어 살살 흔들었던


차마 내키지 않는 일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일
참을 수 없이 화나는 일에는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파르르르 떨리는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