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행복한 마음, 불쾌한 얼굴

부깨 2019. 10. 7. 06:03





천 개의 거울

 

옛날 한 작은 외딴 마을에

천 개의 거울이 있는 집이 있었다.

 

늘 행복한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그 집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한 번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그곳에 다다른 녀석은 즐거운 마음으로

집 앞 계단을 올라가 문 앞에 섰다.

 

귀를 쫑긋 세우고 꼬리를 흔들면서

문 사이로 집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 안에는 천 마리의 다른 강아지들이

녀석을 쳐다보면서 귀를 세우고

꼬리를 흔들고 있는 게 아닌가.

 

녀석은 너무나 즐거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천 마리의 강아지도

따뜻하고 친근한 웃음을 지었다.

 

강아지는 그 집을 떠나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정말 멋진 곳이야.

자주 놀러 와야겠다.

 

같은 마을에 또 다른 강아지가

한 마리가 더 있었다.

 

이 녀석은 앞의 녀석과는 달리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녀석도 그 집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녀석은 천천히 그 집 계단을 올라가

문을 빠끔히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천 마리 강아지들이

불쾌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녀석이 으르렁거리자,

천 마리의 강아지들도

녀석에게 으르렁거렸다.

그 집을 나오면서 녀석은 툴툴거렸다.

 

이렇게 무서운 곳이 다 있담.

다시는 오지 않을 테다.

 

- 안드레스 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