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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그리 바빴는지잎도 나오기 전에 핀 우아한 꽃관세음보살의 미소를 지으며시나브로 꽃잎을 떨어뜨렸지그렇게 그 겨울의 끝자락은 아름다웠어.

부깨 2023. 2. 7. 04:22

 

 

 

 겨울의 끝자락에서/藝香 도지현

 

혹한의 날씨는 풀렸지만

질척이는 길은  지겨웠었지

포장이 되지 않은 

때로는 장화도 필요했지

 

그래도 그때는  좋았어

진흙 속에 빠지면서도

마주 잡고 바라보며

웃을  있는 사람이 있었기에

 

겨울이 끝났나 했는데

 눈이  분분하게 내리고

 속에서도 매화는 꽃을 피워

분홍빛 볼이 새색시의 연지 같았어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잎도 나오기 전에  우아한 

관세음보살의 미소를 지으며

시나브로 꽃잎을 떨어뜨렸지

그렇게  겨울의 끝자락은 아름다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