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두 번이란 없다

부깨 2017. 12. 19. 13:39

 

 

두 번이란 없다

 

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 실습 없이 죽는다.

 

인생의 학교에서는

꼴찌라 하더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같은 공부는 할 수 없다.

 

어떤 하루도 되풀이되지 않고

서로 닮은 두 밤도 없다.


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

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

 

이제, 누군가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불렀을 때,


내겐 열린 창으로

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


장미?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

꽃인가? 혹 돌은 아닐까?

 

악의에 찬 시간, 너는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


그래서 넌- 흘러가야만 해

흘러간 것은- 아름다우니까

 

미소하며, 포옹하며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방울의

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

 

-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