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부깨 2018. 2. 24. 08:03
            

 

 

종이에 손을 베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 간 것뿐인데도


피가 나다니

쓰라리다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 없이 내뱉은

가벼운 말들이

남을 피 흘리게 한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 이해인 수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