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사람의 길 사랑의 길을

부깨 2018. 11. 30. 06:04


 

하늘엔 내 마음 닮은

구름 한 점 없이 말짱하게

금화 한 닢 같은 11월이 가는 구나

 

겨울을 위하여 서둘러 성전에

영혼을 떨구는 사람도

 

한 잔의 깡소주를 홀로 들이키며

아찔하게 세상을 버티는 사람도

 

가을과 겨울의 인터체인지 같은

11월의 마지막 계단을 밟는구나

 

뜰 앞 감나무엔

잊지 못한 사랑인 양

만나지 못한 그리움인 양

아쉬운 듯 애달픈 듯 붉은 감 두 개

까치도 그냥 쳐다보고민 가는...

 

그래 가는 것이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추운 겨울 바람 찬 벌판

쌓인 눈 속이라도

살아있으니 가는 것이다.

 

희망이란  살아있는 것일 뿐이라 해도

사랑이란 더욱 외롭게 할 뿐이라 해도

착한 아이처럼 순순히 계절 따라 갈 일이다.

 

사람의 길

사랑의 길을

 

글  /  유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