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좀처럼 안 웃어도 피곤한 기색이면 내 옆에 와 앉아도 주는 아이,

부깨 2019. 6. 16. 04:18





나는 저 아이들이 좋다

조그만 실수해도 얼굴에 나타나는 아이 


'아 미치겠네' 중얼거리는 아이

새로 산 신발잃고 종일 울면서

아 다니는 아이


별 것 아닌 일에도'애들이 나 보면 가만 안 두겠지?'


걱정하는 아이 

좀 처럼 웃지 않는 아이,


좀처럼 안 웃어도 피곤한

기색이면 내 옆에 와 앉아도 주는 아이,


좀처럼 기 안죽고 주눅 안

드는 아이,


제 마음에 안 들면 아무나 박아버려도

제 할 일 칼같이 하는 아이,


조금은 썰렁하고 조금은 삐딱하고

조금은 힘든, 힘든 그런아이들,


아, 저 아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내 품에 안겨들면

는 휘청이며 너울거리는 거대한 나무가 된다

 

-이성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