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모르고 잔설속에 피는 꽃은
첫사랑 같아서 아름답고
벌 나비 부르며 하루 이틀 피는 풀꽃은
풋사랑 같아서 아름답고
덩굴 따라 외길로 피는 꽃은
짝사랑 같아서 아름답다.
작열하는 햇볕아래 한창 피는 나무꽃은
열애 같아서 아름답고
한 나절 지나서
늦은녘에 피어 시나브로 지는 꽃은
비련 같아서 아름답고
밝은날 다 지나고 어둔밤에 하얗게 피는 꽃은
속절없는 사랑 같아서 아름답다.
철없던 시절이 언제련 듯
곱게 늙은 아내의 얼굴에 피어나는 건 버섯꽃은
순애보 같아서 더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