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넘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꼭 ‘이것’ 해야 [달콤한 사이언스]
입력2025.06.27. 오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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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수면이 ‘아하’와 ‘유레카’의 순간을
가져다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역사상 가장 위대한 록 밴드이자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비틀스’의 여러 히트곡 중 ‘예스터데이’는 독특하게 탄생했다.
멤버인 폴 매카트니가 꿈속에서 들은 멜로디를 음악으로 만든 것이다.
매카트니는 곡을 발표하면서도
혹시 자기도 모르게 표절한 것 아닐까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독일의 유기화학자 케쿨레(1829~1896)는 화학공업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벤젠의 구조식을 밝혀내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구조식을 고민하다가 난로 앞에서 깜박 잠들었던 케쿨레는
꿈속에서 뱀들이 꼬리를 물고 빙빙 도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 그 유명한 벤젠 고리 구조를 밝혀내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스티븐 킹의 소설 ‘미저리’도 꿈에서 영감을 얻었고,
타이어의 대명사인 굿이어타이어를 만든 창업자 굿이어도
꿈속에서 현대적 타이어 아이디어를 얻었다.
간절히 원하면 꿈에 나타나는 것일까.
독일 함부르크대 심리학 연구소, 막스 플랑크 인간 발달 연구소,
막스 플랑크 UCL 계량 정신과학 및 노화 연구 센터 공동 연구팀은
단순히 조는 것보다 깊이, 충분히 잠드는 것이
‘아하!’(Aha)의 통찰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6월 27일 자에 실렸다.
앞서 사례들에서처럼 사람들은 작업하던 문제에 대해
갑작스러운 통찰력이나 돌파구를 체험하는 ‘유레카’ 또는 ‘아하’ 순간을 맞게 된다.
과학자들은 ‘유레카’와 ‘아하’ 순간이 어떻게 찾아오는지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지만, 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추정했다.
연구팀은 수면이 통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남녀 9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화면을 가로지르는 점들을 추적하도록 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화면에서 점들이 움직이는 것을 포착하는 것 외에
또 다른 과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과제들은 좀 더 쉽게 풀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네 번 시도하게 한 다음,
모두 20분간 낮잠을 자도록 했다.
연구팀은 수면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잠자는 동안 뇌파(EEG)를 측정했다.
낮잠을 잔 뒤 다시 측정했는데, 참가자의 70.6%가 ‘아하’ 순간을 경험했고,
쉽게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과제를 빠르게 푸는 데 성공했다.
모든 사람이 휴식 기간 후에 통찰력이 향상됐지만,
깊은 수면에 빠지기 직전인 N2 수면에 달성한 사람들의
85.7%가 아하 순간을 체험했다.
반면, 낮잠을 못 잔 사람들은 49.6%만,
가벼운 N1 수면을 한 사람은 63.3%만 유레카의 순간을 경험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깊은 수면이 ‘아하’ 순간과 관련이 있다.
연구를 이끈 막스 플랑크 인간 발달 연구소 니콜라스 슈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면이 인간이 이전에 보지 못했던
해법을 찾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EEG 그래프가 보여주는 것도 충분한 수면이
창의력과 통찰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