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자기인식에서 벗어나기
공무원 비리, 폭탄주, 왕따, 끊임없이 터지는 비리와 분쟁,
황당한 사고와 허무한 참사,
무능함과 무책임, 이기주의와 지역주의......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들리는 것은
땅이 꺼질 듯한 한숨과 절망뿐입니다.
왜 이토록 문제가 많을까요?
한국 역사관이 비뚤어져서,
한국의 유교 전통이 어쩌고 저쩌고 등 우리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과연 한국의 문제는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한국인만 괴롭히는 풍토병일까요?
밉지만 부러운 미국은 문제가 없는 천국일까요?
미국이라고 공무원 비리가 없겠습니까?
한국의 폭탄주는 한국인의 의식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국에는 매년 50여 명의 대학생들이
폭탄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왕따?
미국에서 최근 왕따당한 학생이 도서실에서 총을 난사해
교우 12명을 죽이지 않았던가요?
이 사건은 특별한 사건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매일 3번 정도 총기, 흉기 사건이
학교에서 발생할 정도로 학교 폭력이 심합니다.
입시제도가 한국식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미국에는 한국에서 상상도 못할 문제도 많습니다.
미국 인구의 55퍼센트가 뚱보 또는 비만증 환자입니다.
비만증은 당뇨병, 심장병 등 심각한 성인병을 초래하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간 10년 후에는 미국 예산을 의료비가 다 까먹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초중고 학생 40퍼센트가 국어 실력이 수준 미달이랍니다.
그러니 부실 교육의 본고장은 한국이 아니라 바로 미국인 셈입니다.
뭐, 그리 먼 미국까지 비교할 필요가 있나요.
가까운 이웃을 보지요.
일본 거리가 깨끗하다고 해서 속까지 깨끗하겠습니까?
우리가 정경유착을 누구에게서 배웠는데요.
중국은 또 어떤가요.
죽은 공자가 다시 죽었는데도
가짜와 비리는 한국 뺨칠 정도로 판치고 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나라는 나름대로 경제, 정치, 사회, 문화적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필요한 일은, 문제없는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있지도 않은 정답을 추구하는 헛수고일 뿐.
왜냐하면 새로운 나라에도 문제는 분명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를 어떠한 시각에서 인식하고 어떻게 풀어나가는가에 따라
성숙한 사회와 그렇지 못한 사회가 구분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가 마치 우리만 괴롭히는 불운이거나
또는 우리가 못났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건전한 자아 성찰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자기 학대인 것입니다.
자기 학대는 배운 습관입니다.
우리가 못사는 것은 우리 팔자라고
누군가에 의해 세뇌받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습관일 뿐입니다.
이제 우리 자신을 그만 학대해야 합니다.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헝클어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절망하거나 비관하는 태도인 것입니다.
이러면 희망이 없습니다.
조벽 교수 (미국 미시간대학교) 지음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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