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계명
늘 하는 훈계지만
전기밥솥에서 밥을 뜰 때는
숟가락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늘 저녁도 혼자
매실주 한잔 마시다가
(아내는 부재중)
밥솥에서 몇 숟갈 밥을 뜬다
밥주걱 찾기가 귀찮아
아내의 계명을 어기고
그냥 숟가락으로 밥을 푼다
아차,
숟가락 끝이 밥통 바닥에 닿는다
(도금에 상처 나면 큰일이다)
그렇지만 혹 아내가 발견해도
나는 주걱으로 펐다고
발뺌하면 그만이다
그래도 내 속이 이리 언짢은 걸 보면
계명은 역시
어겨서는 안 되는 것인가 보다
- 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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