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이리도 작고 볼품없는 사랑의 마음과 몸짓만으로도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산타클로스가 되는 거다.

부깨 2019. 12. 25. 06:16





산타클로스 / 정연복

 

크리스마스이브에

선물 보따리를 둘러메고

 

밤새 여기저기 돌아다녀야만

산타클로스가 아니다.

 

남들에게 선물할 물건을

미처 마련하지 못하였어도

 

찾아갈 곳 찾아갈 사람이

별로 없어도.

 

추위에 떨고 있는 겨울나무의

몸을 한 번 가만히 안아주고

 

삶을 힘들고 외로워하는 누군가에게

한순간 따스한 눈길을 보낸다면.

 

이리도 작고 볼품없는

사랑의 마음과 몸짓만으로도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산타클로스가 되는 거다.